최근 '비선실세'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는 물론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지낸 안종범씨가 대포폰 (선불유심)을 여러개 소유하고 있거나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.
대포폰 (선불유심) 은 주로 자신의 범죄 행위를 은닉하거나 개인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만큼 최씨와 안씨 등의 범죄 행위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란 추측이다.
대포폰 (선불유심) 은 흔히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로 등록해 사용한다. 주로 사기 등의 범죄에 이용하거나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죄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.
물론 다른 사람의 명의의 핸드폰을 개통하는 것이 꼭 불법은 아니다. 어머니를 위해 아들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, 적법하게 설립된 법인 명의로 개통한 여러 대의 휴대전화는 합법이다.
하지만 대포폰 (선불유심) 은 개통 자체가 불법이다.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은 신분증을 도용해 핸드폰을 개통했을 경우, 가짜 법인을 세워 가짜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다량의 핸드폰을 개통했을 경우 등을 들 수 있다.
대포폰 (선불유심) 을 개통해 판매한 업체의 경우 처벌을 받지만 대포폰 (선불유심) 을 사용한 사람은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. 경찰청 관계자는 "대포차와 달리 대포폰 (선불유심) 을 유통하는 업자는 처벌을 받지만 신청에 사용하는 사람은 처벌받지 않는다"며 "하지만 감시나 기록을 남기지 않을 용도로 사용하는 만큼 범죄에 쓰려던 정황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"고 말했다.
하지만 최근 대포폰 (선불유심) 을 이용하는 사람도 처벌을 받는 등 대포폰 (선불유심) 이용에 대한 처벌은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. 자금 제공 융통을 조건으로 타인 명의의 폰을 개통해서 사용하는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. 지난 8월에는 대포폰 (선불유심) 을 직접 개통하지 않고 사용만 해도 처벌받은 판례도 생겼다. 법원이 대포폰 (선불유심) 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'이동통신단말장치 부정이용'에 포함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.
대체로 대포폰 (선불유심) 은 보이스피싱,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등에서 활용된다. 하지만 일부의 경우 자신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, 범죄 정황을 은닉하기 위해 쓰이는 경우도 있다.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이 대표적이다.
국회 한 관계자는 "정치인은 물론 범죄가 발생할 경우 경찰이나 검찰이 가장 먼저하는 게 휴대폰을 압수하는 것"이라며 "휴대폰을 통해 개인의 위치 추척, 이동 경로 확인, 통화내역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되는 증거품"이라고 설명했다.
이어 "정치인 중 대포폰 (선불유심) 을 쓰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만약에 대포폰 (선불유심) 을 쓰고 있다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가 많다고 본다"며 "검찰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지 않는다면 굳이 대포폰 (선불유심) 을 정치인이 쓸 필요가 있겠냐"고 했다.
대포폰 (선불유심) 사용이 의외로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. 개인정보 인증을 거치지 않고 쉽고 빠르게 개통이 가능한 불법업체들이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. 특히 최근엔 상대적으로 개인 인증이 까다롭지 않고 유심칩을 끼워넣으면 사용이 가능한 '선불유심'(알뜰폰,대포폰) )을 사용하는 경우도 늘었다는 게 관련업계 설명이다.
경찰이 지난해 3월부터 2개월간 진행한 '대포폰 (선불유심) 집중 단속'에서 알뜰폰 (선불유심)을 취급하는 별정통신사(MVNO)를 통해 개통된 선불 대포폰 (선불유심) 은 2486대였다. 2014년 적발된 152대보다 16배나 급증했다.
실제로 인터넷을 통해 차명으로 등록된 선불유심, 일명 '알뜰폰'을 신청해보니 하루도 안돼 선불폰을 받아보는 것이 가능했다. 원하는 지역, 날짜만 말하면 선불폰에 끼워야 하는 유심칩과 단말기를 받을 수 있었다.
유심칩 가격은 10만원 후반대이고 단말기의 경우 스마트폰 (선불유심) 은 15만원대, 폴더폰은 4만원대였다. 대금은 퀵으로 배달한 사람에게 현금으로 전달하면 됐다. 별도의 신청서류는 필요하지 않았다.
하지만 대포폰 (선불유심) 을 썼다고 해서 범죄행위가 드러나지 않을 것이란 기대는 착각이다. 대포폰 (선불유심) 사용자의 사소한 실수로 대포폰 (선불유심) 사용 여부가 들통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.
경찰 한 관계자는 "대포폰( 선불유심)으로 지인에게 연락하거나 정식 등록한 휴대폰이 있음에도 대포폰으로 타인에게 연락하는 경우 선불유심(대포폰) 존재가 드러날 수 있다"며 "대포폰을 완벽하게 감출 순 없다"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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